벡스코에서 발표.

 내일 2011년 10월 28일은 나름 중요한 발표가 있는 날. 무려 부산 벡스코 회의장에서 발표하는 것.

 나름 쟁쟁한 사람들 사이에서 혼자 듣보잡 '엔지니어'라는 게 괜히 뿌듯해진다....;;


번역을 마치고. 생각들

3년반 동안의 투잡 생활이 이제 끝났다.

 

투잡을 할 것이라는 생각을 과연 언제나 했으려나? 친구 녀석이 갑작스레 꺼낸 아르바이트 이야기였고, 한글을 영어로 번역해야 하는 일이었다. 아르바이트지만 급여는 월급으로 꾸준히 나올 거라는 이야기, 그리고 추가 작업이 있을 시에는 추가로 돈이 나갈 거라는 이야기도 마음에 들었지만, 가장 마음에 들었던 건 영어의 감각을 잃지 않을 수 있고, 거기에 돈까지 벌 수 있다는 게 아니었나 싶다. 그렇게 시작하게 된 게 2008년 3월, 그리고 이제 계약이 종료되어 모든 업무가 끝났다는 소식을 들은 게 2011년 7월이었으니, 만으로 3년 4~5개월 정도를 한 것이다.

 

3년이 넘는 시간 동안 새벽부터 저녁까지는 회사 생활을, 저녁 늦게 퇴근해서 새벽까지는 번역 작업을 했었으니, 돌이켜보면 참 피곤하고 고달픈 하루의 연속이었다. 주말이 다 되어 긴급으로 처리해 달라는 게 생기면, 주말내내 불편한 마음으로 친구들을 만나고, 평소보다 일찍 돌아와서는 컴퓨터를 붙잡고 자판을 열심히 두들기던 생각도 난다.

 

과연 내 영어실력이 한->영 번역을 해서 돈을 받을 수 있을 정도냐고 누가 묻는다면, 참 부끄러울 것 같다. 만약에 시작할 당시에 물었다면 더 곤란하지 않았을까 싶다. 되지도 않는 표현을 지어내서 문장을 만들어 낼 때, 도저히 만들어 낼 수 없는 문장을 가지고 머리를 싸매고 고민할 때는 정말 내가 왜 이러고 있어야 하나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었지만, 이 일로 인해 내 스스로가 일구어 낸 많은 성장을 보면 참 고마운 일이기도 하다.

 

3년이 넘는 기간 동안 번 돈을 대강 세어 보니, 외제차는 힘들지 몰라도 제네시스 괜찮은 옵션은 살 수 있는 돈이었다. 그런데 어째 현실에선 노트북 한 대만 남아 있는 것 같기도 하다. 그 돈은 다 어디로 갔을까?

 

번역이라는 일을 경험해 보니, '마감'을 앞두고 있는 작가나 번역가의 심정을 몸소 느낄 수가 있었다. 도무지 될 것 같지 않은 일을, 거의 밤을 새 가며 억지로 맞췄을 때나, 야근 혹은 회식으로 도무지 일을 할 수 없는 상태로도 정신력으로 버텨 가며 엄청난 오타를 내면서 마무리지었던 때도 있었다. 안타까운 건 후반부에 가서는 마감을 툭하면 어겼다는 것이다. 정말 초반 2년 반 동안은 한 번도 마감을 어긴 적이 없었는데 말이다.

 

3~4일을 남겨 놓고 무려 50 장을 번역해야 하는 일도 있었고, 아침에 받아서 점심 때까지 어떻게 좀 달라고 해서, 근무하면서 틈틈이, 그리고 점심시간에 마무리 해서 넘겼던 적도 있다. 컴퓨터가 없어 PC 방에서 번역을 해야 해서, Word가 깔린 컴퓨터를 찾아 헤매기도 했었고, 너무 힘들어서 그만두고 싶었던 적도 꽤 있었다.

 

그렇지만 내가 그만두지 않았던, 그만둘 수 없었던 이유는 친구에게 내가 이 일을 하겠다고 했던 것도 있고, 내 스스로 일을 하지 않는 내 퇴근 후의 시간을 일을 하는 시간보다 더 값지게 쓸 자신이 없었기 때문이다. 가끔 일이 없는 주를 맞는 날에는, 단순히 웹서핑을 하다가 늦게 잠드는 날 보았었기 때문이고, 내가 강제로 영어라는 언어에 쏟는 이 시간이 너무나 소중하다고 생각했었기 때문이다.

 

1년이 지나고, 2년이 지나고 사업 영역이 조금씩 축소되는 걸 보면서, 이제 곧 나도 그만두게 될 날이 멀지 않았구나라는 건 본능적으로 느끼고 있었고, 번역을 하지 않아 남는 시간엔 무엇을 해야 할까에 대한 고민과 생각을 많이 했었고, 번역이라는 걸 핑계로 조금은 소홀이 했던 내 몸관리를 좀 하려고 한다. 약 두 달 전부터 수영하고 헬스를 다시 시작했는데, 항상 실패했던 '몸 만들기'를 어째 이번엔 성공할 수 있을까 싶기도 하다.

 

번역을 그만두니 어떠냐는 기분을 묻는다면 정말 '시원섭섭'이 딱 어울리는 말이 아닐까 싶다. 더이상 마감에 쫓기지 않아도 되고, 엄청난 분량에 놀라거나, 영어로 바꾸기 어려운 국어식 표현이 나왔을 때의 기분을 느끼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또 퇴근 후에 해야 할 '의무'가 사라졌다는 것에는 시원함과 편안함을 느낀다. 하지만 이제 월급 외 수익이 없을 때의 섭섭함과 허전함 역시 어쩔 수 없다. 문제는 무려 3년반이라는 기간 동안에 길들여졌던 소비습관인데, 이제는 다시 월급만을 받고 생활하던 때로 돌아가야 하고, 조금은 더 절약에 신경을 써야 하지 않을까 싶다.

 

번역을 마치고, 비록 나의 이중생활은 일단은 이렇게 끝이 났지만, 그간 내가 남겼던 자료는 인터넷과 나의 노트북에 그대로 남았고, 그간의 경험은 나를 조금은 더 큰 사람으로, 그리고 이력서에 한 줄 추가할 수 있는 무언가를 남겼다는 사실에 기뻐하면 되지 않을까 싶다.
 

p.s. 그런데 어째 이렇게 오래 일을 하면서 사장님 얼굴은 한 번도 못 봤다는 것. 메일만 한 번 주고 받았다는..


나는 가수다(5/22) 후기. 공연 이야기

 오랜만에 다시 쓴다. 지난 번 방송을 보고, 경연을 제대로 보여주지 않고, 시간 떼우기 식의 방송이었다는 혹평이 많았는데, 개인적으로는 시청자들에게 경연곡들을 익혀서 다음 방송을 더욱 재미있게 시청하라는 의미가 있지 않았었나 싶다. (나 같은 사람은 'Run Devil Run'을 모르니 다시 한번 듣고 오라는 기회를 준 것이라고나 할까. -_-;) 마지막에 BMK가 나온 건 가장(?) 유명한 곡이기도 하고, BMK가 어떻게 부를지 대강 나오고, 가장 신나는 분위기를 연출할 수 있기 때문이 아니었나 싶다.

 각설하고, 드디어 말도 많았던 경연날이었다. 인터넷 상에서는 누가 탈락할 것이라느냐는 둥의 루머가 많았는데, 결과적으로 보면 제작진의 멋진 시도가 아니었나 싶다. 다시 한번 깨달은 건 역시나 농담은 진담과 적절히 섞어서 해야 더 진실 같아 보인다는 것이었다. 계속해서 윤도현의 목상태가 어쩌느니에 집중하고, 편집에서도 어딘지 그가 떨어질 것 같은 분위기를 풍겼으니까.

 인터넷을 둘러 보다 보면 자주 보는 글이 있는데, 노래는 고음을 지른다고 잘하는 게 아니라는 말. 그 말을 누가 모르겠냐만은, 노래를 들을 때 결국에 가장 집중하게 되는 건 바로 하이라이트 부분이다. 이런 식의 경연에서 후렴구에 절제하는 모습을 보여 주면서, '난 더 할 수 있는데, 안 하는거야' 라는 건 내공이 높은 사람들을 상대할 때는 모르지만, 일반인을 상대해서는 도저히 먹힐 수 없는 전략인 것이다. (When you believe를 부르는 머라이어 캐리와 휘트니 휴스턴보다, 각각 Without you, I'll always love you를 부르는 그들의 모습이 기억에 남는 것도 그것 때문이겠고.) 그렇기 때문에 더욱 더 강하게, 더욱 더 높게를 해야 하는 것인데, 조만간 그 부분에서 사람들이 질려 버릴 것 같긴 하다. 내가 걱정하던 걸 이소라, 박정현도 같이 걱정했는지, 둘 모두 힘을 좀 뺀 무대를 준비했다. 지난 경연에서 각각 2,1 위를 했기 때문에 가능한 시도였을 것이다. 그렇지만 결과는 참 안스러웠다. 이소라가 좀더 노래를 뒤에 불렀었다는 어땠을지는 모르겠다만, 역시나 내가 생각하는 건 무난한 공연은 쉽사리 잊혀진다는 것이다.

 그렇지만, 거기에도 예외가 있었다. 초절정 고수의 모습을 보여준다면 그런 모습에도 모두가 감동을 받고, 다른 기억들을 포맷시켜 버릴 수 있다는 것이다. 노래하는 임재범의 모습에서는 바로 그 초절정 고수의 모습을 보았다. 그동안 때로는 건방져 보이는 발언과 모두가 최고의 가수로 칭송하는 말이 절대 허언이 아님을 몸소 보여줬다고나 할까. 난 그가 마이크를 잡고 '내가 만약...'을 부르는 순간부터 감탄을 연발하며, 노래는 이렇게 불러야 되는 것이다 라는 것을 몸소 보여주는 기분이었다. 난 자꾸만 임재범을 보면서 누구도 범접할 수 없는 무공을 가졌던 천룡팔부의 그 무명승이 떠올랐다. 나도 자꾸만 괜히 눈물이 나더라. 근데 임재범 아저씨의 문제는 남자들이 자기 노래 열심히 선곡하게 해 놓고, 도저히 따라 부를 수 없게 만들어 놔서 여자들에게 욕을 먹게 한다는 것이다. 이번 노래도 들으면서 '와' 했지만, 도저히 노래방에서 선곡해서 부를 엄두는 나지 않는다.

 BMK는 참 선곡 잘 했다는 느낌이었다. 아니, 어찌 보면 누가 불러도 이 노래는 잘 나오지 않았을까 싶다. 애국심을 자극하는 가사에, 익숙한 멜로디, 거기에 자신의 가창력을 최대로 끌어 올려 보여줄 수 있는 '밤밤바~~'까지 있으니. 이 곡이 걸렸을 때의 BMK의 얼굴에 회심의 표정이란. 개인적으로도 열심히 따라 부르며 듣기는 했지만, 너무나 예상했던 무대가 나오지 않았나 싶다. 임재범의 말대로 더 손을 델 수가 없기도 했겠다만.

 윤도현(YB)의 경우는 어찌 보면 이 프로그램의 가장 큰 수혜자가 아닐까 싶기도 하다. 정말 좋아하는 그들이지만, 그들의 공연을 보면 노브레인의 '넌 내게 반했어'나 크라잉넛의 '말 달리자'와 같은 킬링 트랙이 없어 조금은 분위기를 띄우기 위한 레파토리가 약한 게 아쉬웠는데, 이번 프로그램 출연을 통해서 Dash와 Run Devil Run이라는 강력한 무기가 생겼으니. 앞으로 그의 공연에서 자주 볼 수 있지 않을까 싶다. 그리고 처음 편곡할 때 조금 어색할지 몰라도, 이런 노래도 Rock 으로 만들면 꽤나 들을만 한 거 같다. 물론 윤도현의 시원한 목소리가 한 몫을 하는 건 말할 필요도 없겠지. (김경호의 Now를 생각하면 참....) 그리고 이들은 항상 분위기를 띄워주기 때문에 나름 중위권을 유지하는 안정감이 있는 것도 같다. 문제는 사람들이 이제는 좀 질려하지 않을까 싶기도 한데, 그렇게 되면 장르나 뮤지션의 스타일 변신이라는 측면에서 가장 손해를 보는 가수가 아닐까 싶다.

 김연우는 말 그대로 노래를 너무 잘한다. 그렇지만, 변신과 새로운 모습이라는 측면에서의 한계를 극복하지 못한 게 아닐까 싶다. 이번 '나와 같다면'에서는 자신은 변한다고 했지만, 내가 보기엔 자신의 장점을 극대화하지 않았나 싶다. 자신의 음색과 가창력에 자신이 있었기에, 아무도 시도하지 않았던 육성을 시도했고, 엄청난 박수와 갈채를 받아냈던 것이었을 것이다. 앞으로 노래방에서 노래 좀 한다는 친구들 많이 시도하지 않을까 싶다. 노래 좀 하는 친구들, 김장훈 노래를 하는 건 잘 못 봤었는데 말이지. 그런데 앞으로 보지 못한다니...믿어지지 않는다.

 김범수는 지난번에선 엄청나게 엄살을 떨더니 역시나, 자신의 장점을 최대한 살렸다. 개인적으로 그리 좋아하는 가수가 아니었지만, 김범수를 보고 있으면 놀라운 건 모든 노래를 자신의 것으로 만들어 버린다는 것이다. 아니, 다른 사람의 노래하는 기술을 자신의 것으로 만들어 버린다고나 할까. 회가 지날수록 더 강해지는 듯한 모습은 흡사 싸울수록 더 강해지는 샤이어인의 모습을 보는 것 같다. 늪을 조관우의 가성 창법식으로도 소화해 내고, 후반부의 샤우팅으로도 멋지게 소화해 내고. 제발을 부르는 모습에 정말 가수로서 물이 올랐다는 생각을 했는데, 이번 무대를 보니 도무지 끝이 보이지 않는다. 거기에 이번 노래하는 모습을 보니, 임재범의 노래할 때, 고개를 젖히는 동작도 슬슬 따라하면서 자신의 것으로 만들려는 게 보였다. 임재범도 김범수를 보며 하고 싶었던 얘기가 있던 거 같다. 나오지는 않았었지만 이제는 너의 세상이라는 게 아니었을까... 김범수, 당신 도대체 뭐야.....


 소문에 따르면 다음주부터 임재범이 나오지 않는다고 한다. 그의 노래를 들을 수 있다는 큰 즐거움이 하나 사라졌다니..'여러분'을 들으면서 흘렸던 눈물이 마지막이 될까봐 벌써부터 화가 나려고 한다. 이런 말도 안 되는 이유라니. 개인적인 생각은 김건모-임재범으로 이어지는 '선배'가 버티고 있어서, 임재범 이후에도 어떤 리더십을 보여줄 수 있는 가수가 대체하지 않을까 싶었는데, 후임으로 선발된 사람을 보이 조금은 의외고, 개인적으로는 실망스럽기도 하다. 이번 주 방송을 보고, 앞으로도 계속 이 방송을 볼지 안 볼지를 결정하게 되지 않을까 싶다. 어찌 보면 윤도현과 임재범이 내가 이 방송을 보는 이유였으니.

 이런 멋진 프로그램을 기획한 방송국(어디지?..-_-;)과 PD, 그리고 무엇보다 매너리즘에 빠져 있지 않고 새로운 모습을 보여 주기 위해 노력하는 우리나라 최고의 가수 여러분들에게 고맙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 '음악' 정말 좋아하지 않을 수 없는, 빠져들지 않을 수 없는 누군가가 만들어낸 최고의 산물이 아닐까 싶다.

p.s. 나는 가수다를 보면서 괜시리 예전 가수들이 모여 불렀던 '하나 되어'를 찾아 봤는데, 거기에 참여했던 가수 중에 유일하게 김건모 만이 '나는 가수다'에 나왔었는데, 만약 옥주현이 나온다면 두 번째 멤버가 되겠네. 그때의 쟁쟁한 가수들(물론 아닌 사람도 많다만..), 다들 뭐하시나? ^^


때늦은 <나는 가수다(5/1)> 후기. 공연 이야기

얼마만인가, 이렇게 본방을 사수하고 싶도록 만든 프로그램이 있었다니.

새롭게 시작한 나는 가수다를 보면서 참 많은 생각이 들었다. 전설의 임재범과 숨어 있는 보석과 같은 김연우가 새로 등장한다니.
본방을 사수하지는 못했지만, 인터넷을 통해 다시 보면서 참 많이 웃고, 감동을 받고 눈물도 흘렸던 프로그램이었다.

드디어 내일 경연했던 내용을 다시 방송한다고 하니 엄청나게 기대가 되고, 정말 오랜만에 닥본사 해야 하지 않나 생각이 든다. 그래서 그냥 지난번 방송을 보았던 느낌을 조금씩이나마 남겨보려고 한다. 개인적으로는 윤도현을 정말 좋아했는데, 사심을 버리고 객관적으로 이야기해 보려고 한다.

1. 이소라

첫 번째 무대를 장식했던 건 이소라였다. 지난번 방송 때 어쨌는지 보지는 못 했고, 방송인으로서의 '자질'에 대한 많은 이야기가 있었는데, 오히려 그 부분을 잘 모르니 더 객관적으로 지켜볼 수 있지 않았나 싶다. 선곡은 나를 사랑하지 않는 그대에게..이 곡을 처음 들었을 때는 왜 하필 이런 노래를 택했나 싶었다. 노래 자체에 임팩트나 하이라이트가 없어서 들을 때는 좋을지 몰라도 가수들이 모여 경쟁을 하는 자리에 속된 말로 노래방과 같은 자리에는 그다지 적합한 노래는 아니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노래를 시작하고 나서는 와 라는 감탄사가 절로 쏟아져 나왔다. 끝난 후에는 괜히 이소라가 아니구나라는 생각도 했고. 어쩌면 노래에 그렇게도 감정을 남아서 애절하게 부를 수 있는지. 이 노래를 듣는 순간 이 프로그램 참 대박이구나 싶었다. 가수 이소라를 다시 생각하게 만든 노래랄까.

2. 김연우

김연우가 노래를 참 잘하는 가수라는 건 익히 알고 있었고, 목소리도 좋아한다. 그 어려운 노래를 아무렇지 않다는 듯 부르는 것도 부럽기도 하고. '여전히 아름다운지'라는 선곡은 어찌 보면 다른 대안이 없어서 했던 선택이 아닐까 싶기도 하다. 적당히 알려져 있고, 그런대로 가창력도 보여줄 수 있는 노래니까. 그런데 정말 너무나 여유롭게 부른다. 부르는 모습을 보고 나니 노래를 한 수 가르쳐 주러 나온 건 아닐까 싶은 생각도 들었으니까. 근데 방송 분량이 많이 잘린 게 안타깝다. 발라드에만 편향된 목소리라 경연과 같은 자리에서는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아직은 상상이 잘 안 된다.

3. 윤도현(or YB)

YB의 무대를 보면서 느낀 건 자신을 전적으로 지원해 줄 수 있는 밴드를 뒤에 가진 윤도현에게 꽤나 유리한 점이 있지 않나 싶었다. 그래서 그런지 나에게는 가장 인상적인 무대를 많이 보여주기도 했고. 나는 나비라는 노래의 선곡으로 조금 편하게 가지 않았나 싶다. 1등은 절대 하기 힘들지만, 그래도 다른 가수들과는 다른 신나는 무대를 보여줄 수 있기 때문에 절대 꼴찌는 하지 않을 수 있을테니, 꽤나 안정적인 선택이랄까. 결과가 3등인 걸 보면 내 예상보다 조금은 잘 나왔다. 그런데 음악이 참 많이도 짤렸더라. 보통 박태희의 코러스는 2절부터 나오는데, 1절부터 코러스를 하고 있고, 영어로 부르는 건 2절을 다 부르고 마지막에 나오는데 말이지. Rock will never die!

4. BMK

BMK는 정말 임재범의 말대로 한국의 아레사 프랭클린인 거 같다. 울림통이 안정되어 있다는 말이 어찌나 재미있게 들리던지. 그녀의 선곡도 어찌 보면 유일할 수 밖에 없는 '꽃피는 봄이 오면'. 쉬지 않고 몰아치는 2절 후반부 보면서 와, 정말 잘한다는 생각은 했는데, 나온 가수 중에 어찌 노래를 못한다고 할 가수가 한 사람이라도 있으랴. 노래를 부르면서 계속 역동적으로 몸이 흔드는 모습도 인상적이었다. 김제동이 보고 나서 한 마디를 했는데 이소라, YB, 박정현을 합쳐 놓은 느낌이라고. 모든 장점을 갖고 있지만, 어찌 보면 자신의 특색이 조금은 부족하다는 느낌도 들었다. 이것이 어떤 식으로든 나는 가수다라는 프로그램에서 단점으로 다가올 수 있지 않을까 싶다.


5. 김범수

노래를 부르면서 무대를 축제처럼 즐기고 싶다고 했는데, 조금은 너무 즐긴 게 아닐까 싶다. 나도 그렇고 관객들도 그렇고 '뭐, 역시 그냥 잘 부르는구나.'라고 생각하고 넘어 가지 않았을까 싶다. 기억에는 사라졌고...무대 자체에 임팩트가 없어서 그랬는지 '섹소폰~'으로 대부분의 방송 분량을 떼워 먹지 않았나 싶다. 자신 목소리의 특징을 살리는데 조금은 실패하지 않았나 싶다.

6. 박정현

한국말이 여전히 좀 서툴긴 하지만, 멘트들도 그렇고, 요정과 같은 모습도 어쩌면 그렇게 사랑스러운지 모르겠다. 그렇지만 노래만 시작하면 다른 사람이 되어 버린다. 정말 보면 볼수록 보석같은 가수가 아닐까 싶다. 미아라는 노래는 처음 들어 보지만, 정말 가슴속 머리속 깊숙히 박혀 버렸다. 어쩌면 그렇게도 청충을 앞도하는 노래를 부를 수 있는지. 요란스러워 보였던 제스쳐도 이 날 따라 더 멋져 보이지 않았나 싶다. BMK가 이리저리 왔다 갔다 한다면 한 자리에서 손으로만 보이는 제스쳐가 또 인상적이던데. 개인적으로는 이 날 나가수 최고의 무대가 아니었나 싶다.

7. 임재범
나올 때부터 띄워주는 분위기였다. 전설에 대한 예우는 잘 갖추었던 것 같고, 정말 목소리 하나만으로 관객을 앞도한다는 말이 허황된 말이 아니었다. 그동안 임재범의 노래를 들으며 느꼈던 건 '난 대충 불러도 이 정도고 너네보다 잘하니까, 뭐 알아서 들어' 이런 느낌이었는데, 처음부터 굉장히 진지하게 혼신의 힘을 다해 노래하는 그의 모습을 보니 의외는 의외였다. 그런데 음정이 안 맞는 부분이 꽤 나왔던 것도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긴 한데, 너무들 띄워주기만 하는 건 아닌가 싶기도 하다. 개인적으로도 많은 감동을 받았던 건 부인할 수 없긴 하다만. 어찌 보면 임재범의 무대를 볼 수 있다는 자체 하나만으로도 엄청난 점수를 먹고 들어가는 건 아닐까 모르겠다. 뭐, 듣자마자 괜히 노래방 가서 '너를 위해'를 다시 불러 보고 싶어졌다.

이런 공연..정말 먹거리가 가득찬 상을 바라 보다가 배 불리 먹었을 때의 느낌이 이렇지 않을까 싶다. 이렇게 다양한 국내 내 놓으라하는 뮤지션들이 총출동한 무대라니..거기에 자신들이 가장 자신 있는 노래를 했을테니. 오늘 이들이 다시 보여줄 무대는 어떨지 너무도 궁금하다. 잘못하면 본방 사수를 못할 수도 있지만, 어떻게든 꼭 볼 것이다. 듣자하니 윤도현은 마법의 성을 부른다던데....상상이 잘 안 된다. 모두들 화이팅!


p.s. 마지막에 순위 호명할 때 장기호 교수는 밴드 이름이 바뀐지가 언젠데 아직 윤도현밴드라니..그냥 윤도현이라고 한 것도 아니고. 이 부분은 짚고 넘어갔어야 되지 않나 싶다.


간만에 근황이랄까. 일상

1. 오랜만에 한 회식에서 몇 명이 노래방을 가서 열심히 놀고 난 다음 날, 사람들이 내가 술에 취하지 않았었다는 사실을 알고 경악을 했다는 후문이 들렸다.  그다지 Hard한 노래를 한 것도 아니고 그냥 적당히 놀았었는데 말이지....;;

2. 몸살을 한 3 일 앓았다. 긴장이 풀렸나. 근데 혼자 있으면서 아프니까 역시나 참 서럽더라.

3. 매년 하는 다짐 중에 외국어에 관련된 부분도 있었는데, 올해는 돈을 좀 투자해서 일본어 과외를 좀 받으려고 결심했는데, 친구 덕분에 아주 좋은 일본인 선생님을 만나서 하게 됐다. 어제 첫 수업(?)으로 레벨 테스트 겸 대화를 나눴는데, 왠지 이번엔 잘 될 것 같은 기분이다. 역시나 돈을 투자하면 되는 것이었단 말이지. 그러고 보면 영어는 참 저렴하게 배웠던 것 같다. 학원도 다닌 적 없고, 따로 과외를 받지도 않았으니. 당시에는 돈이 없었으니 시간과 열정으로 하지 않았었나 싶다. 그런데 이제는 그때의 열정과 시간은 없지만, 이제는 그때는 없었던 경제적 여유가 생겼으니...뭐든 1:1로 배우는 게 가장 좋은데, 항상 문제는 돈이었었지. 이제는 그렇게 돈에 얽매일 필요도 없는데 말이지. 어제 몇 시간 대화를 나누면서 느낀 건 어휘력이 정말 너무 부족하다는 것이다. 이건 뭐, 일상 회화에 꼭 필요한 단어 조차 모르고 있는 게 많으니. 영어나 외국어에 관한 이야기는 다음에 다시 써 봐야겠다.

4. 지인이 카페를 열었다는 소식을 듣고 찾아가서 약 4년 만에 만났다.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하는 것 같아 조금 부럽기도 했는데, 벌써 질리는 것 같다는 충격적인 사실을....그 자유로운 생각이 더 많이 부러워졌다고나 할까. 가서 사진이라도 찍어 왔어야 하는데, 급하게 나오느라 그러질 못 했다. 다음이 언제가 될진 모르지만, 그땐 좀 남겨 와야겠다.

5. 하루는 회식(접대)가 끝나고 혼자 바에 가서 술을 마시고 왔다. 결혼 못하는 남자의 아베 히로시를 따라 하려고 그랬는지, 단순히 진토닉을 마시고 싶어서 그랬는지 정말 평소에 상상할 수 없던 짓을 해 버린 듯. 뭐 가서 진상을 부리고 온 건 아니었지만. 나도 왜 그랬는지 몰라 지인에게 물어봤더니 '니가 외로웠구나...' 라는 말을 하더군. 흠....부인은 하지 못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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