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늦은 <나는 가수다(5/1)> 후기. 공연 이야기

얼마만인가, 이렇게 본방을 사수하고 싶도록 만든 프로그램이 있었다니.

새롭게 시작한 나는 가수다를 보면서 참 많은 생각이 들었다. 전설의 임재범과 숨어 있는 보석과 같은 김연우가 새로 등장한다니.
본방을 사수하지는 못했지만, 인터넷을 통해 다시 보면서 참 많이 웃고, 감동을 받고 눈물도 흘렸던 프로그램이었다.

드디어 내일 경연했던 내용을 다시 방송한다고 하니 엄청나게 기대가 되고, 정말 오랜만에 닥본사 해야 하지 않나 생각이 든다. 그래서 그냥 지난번 방송을 보았던 느낌을 조금씩이나마 남겨보려고 한다. 개인적으로는 윤도현을 정말 좋아했는데, 사심을 버리고 객관적으로 이야기해 보려고 한다.

1. 이소라

첫 번째 무대를 장식했던 건 이소라였다. 지난번 방송 때 어쨌는지 보지는 못 했고, 방송인으로서의 '자질'에 대한 많은 이야기가 있었는데, 오히려 그 부분을 잘 모르니 더 객관적으로 지켜볼 수 있지 않았나 싶다. 선곡은 나를 사랑하지 않는 그대에게..이 곡을 처음 들었을 때는 왜 하필 이런 노래를 택했나 싶었다. 노래 자체에 임팩트나 하이라이트가 없어서 들을 때는 좋을지 몰라도 가수들이 모여 경쟁을 하는 자리에 속된 말로 노래방과 같은 자리에는 그다지 적합한 노래는 아니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노래를 시작하고 나서는 와 라는 감탄사가 절로 쏟아져 나왔다. 끝난 후에는 괜히 이소라가 아니구나라는 생각도 했고. 어쩌면 노래에 그렇게도 감정을 남아서 애절하게 부를 수 있는지. 이 노래를 듣는 순간 이 프로그램 참 대박이구나 싶었다. 가수 이소라를 다시 생각하게 만든 노래랄까.

2. 김연우

김연우가 노래를 참 잘하는 가수라는 건 익히 알고 있었고, 목소리도 좋아한다. 그 어려운 노래를 아무렇지 않다는 듯 부르는 것도 부럽기도 하고. '여전히 아름다운지'라는 선곡은 어찌 보면 다른 대안이 없어서 했던 선택이 아닐까 싶기도 하다. 적당히 알려져 있고, 그런대로 가창력도 보여줄 수 있는 노래니까. 그런데 정말 너무나 여유롭게 부른다. 부르는 모습을 보고 나니 노래를 한 수 가르쳐 주러 나온 건 아닐까 싶은 생각도 들었으니까. 근데 방송 분량이 많이 잘린 게 안타깝다. 발라드에만 편향된 목소리라 경연과 같은 자리에서는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아직은 상상이 잘 안 된다.

3. 윤도현(or YB)

YB의 무대를 보면서 느낀 건 자신을 전적으로 지원해 줄 수 있는 밴드를 뒤에 가진 윤도현에게 꽤나 유리한 점이 있지 않나 싶었다. 그래서 그런지 나에게는 가장 인상적인 무대를 많이 보여주기도 했고. 나는 나비라는 노래의 선곡으로 조금 편하게 가지 않았나 싶다. 1등은 절대 하기 힘들지만, 그래도 다른 가수들과는 다른 신나는 무대를 보여줄 수 있기 때문에 절대 꼴찌는 하지 않을 수 있을테니, 꽤나 안정적인 선택이랄까. 결과가 3등인 걸 보면 내 예상보다 조금은 잘 나왔다. 그런데 음악이 참 많이도 짤렸더라. 보통 박태희의 코러스는 2절부터 나오는데, 1절부터 코러스를 하고 있고, 영어로 부르는 건 2절을 다 부르고 마지막에 나오는데 말이지. Rock will never die!

4. BMK

BMK는 정말 임재범의 말대로 한국의 아레사 프랭클린인 거 같다. 울림통이 안정되어 있다는 말이 어찌나 재미있게 들리던지. 그녀의 선곡도 어찌 보면 유일할 수 밖에 없는 '꽃피는 봄이 오면'. 쉬지 않고 몰아치는 2절 후반부 보면서 와, 정말 잘한다는 생각은 했는데, 나온 가수 중에 어찌 노래를 못한다고 할 가수가 한 사람이라도 있으랴. 노래를 부르면서 계속 역동적으로 몸이 흔드는 모습도 인상적이었다. 김제동이 보고 나서 한 마디를 했는데 이소라, YB, 박정현을 합쳐 놓은 느낌이라고. 모든 장점을 갖고 있지만, 어찌 보면 자신의 특색이 조금은 부족하다는 느낌도 들었다. 이것이 어떤 식으로든 나는 가수다라는 프로그램에서 단점으로 다가올 수 있지 않을까 싶다.


5. 김범수

노래를 부르면서 무대를 축제처럼 즐기고 싶다고 했는데, 조금은 너무 즐긴 게 아닐까 싶다. 나도 그렇고 관객들도 그렇고 '뭐, 역시 그냥 잘 부르는구나.'라고 생각하고 넘어 가지 않았을까 싶다. 기억에는 사라졌고...무대 자체에 임팩트가 없어서 그랬는지 '섹소폰~'으로 대부분의 방송 분량을 떼워 먹지 않았나 싶다. 자신 목소리의 특징을 살리는데 조금은 실패하지 않았나 싶다.

6. 박정현

한국말이 여전히 좀 서툴긴 하지만, 멘트들도 그렇고, 요정과 같은 모습도 어쩌면 그렇게 사랑스러운지 모르겠다. 그렇지만 노래만 시작하면 다른 사람이 되어 버린다. 정말 보면 볼수록 보석같은 가수가 아닐까 싶다. 미아라는 노래는 처음 들어 보지만, 정말 가슴속 머리속 깊숙히 박혀 버렸다. 어쩌면 그렇게도 청충을 앞도하는 노래를 부를 수 있는지. 요란스러워 보였던 제스쳐도 이 날 따라 더 멋져 보이지 않았나 싶다. BMK가 이리저리 왔다 갔다 한다면 한 자리에서 손으로만 보이는 제스쳐가 또 인상적이던데. 개인적으로는 이 날 나가수 최고의 무대가 아니었나 싶다.

7. 임재범
나올 때부터 띄워주는 분위기였다. 전설에 대한 예우는 잘 갖추었던 것 같고, 정말 목소리 하나만으로 관객을 앞도한다는 말이 허황된 말이 아니었다. 그동안 임재범의 노래를 들으며 느꼈던 건 '난 대충 불러도 이 정도고 너네보다 잘하니까, 뭐 알아서 들어' 이런 느낌이었는데, 처음부터 굉장히 진지하게 혼신의 힘을 다해 노래하는 그의 모습을 보니 의외는 의외였다. 그런데 음정이 안 맞는 부분이 꽤 나왔던 것도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긴 한데, 너무들 띄워주기만 하는 건 아닌가 싶기도 하다. 개인적으로도 많은 감동을 받았던 건 부인할 수 없긴 하다만. 어찌 보면 임재범의 무대를 볼 수 있다는 자체 하나만으로도 엄청난 점수를 먹고 들어가는 건 아닐까 모르겠다. 뭐, 듣자마자 괜히 노래방 가서 '너를 위해'를 다시 불러 보고 싶어졌다.

이런 공연..정말 먹거리가 가득찬 상을 바라 보다가 배 불리 먹었을 때의 느낌이 이렇지 않을까 싶다. 이렇게 다양한 국내 내 놓으라하는 뮤지션들이 총출동한 무대라니..거기에 자신들이 가장 자신 있는 노래를 했을테니. 오늘 이들이 다시 보여줄 무대는 어떨지 너무도 궁금하다. 잘못하면 본방 사수를 못할 수도 있지만, 어떻게든 꼭 볼 것이다. 듣자하니 윤도현은 마법의 성을 부른다던데....상상이 잘 안 된다. 모두들 화이팅!


p.s. 마지막에 순위 호명할 때 장기호 교수는 밴드 이름이 바뀐지가 언젠데 아직 윤도현밴드라니..그냥 윤도현이라고 한 것도 아니고. 이 부분은 짚고 넘어갔어야 되지 않나 싶다.


덧글

  • 지녀 2011/05/08 10:56 # 답글

    임재범은 진짜 라이브를 들을 수 있는 것을 황송해하는 느낌이죠. 실제로도 그렇고ㄷㄷㄷ
  • 트레이시 2011/05/14 19:52 #

    조금씩 황송함이 줄어들 거 같긴 해요. 그런데 진짜로 그가 노래하는 모습을 보는 것엔 감동이 있더라고요. 상대적으로 윤도현이 왜 이리 초라해 보일까요...T.T
  • seaman 2011/05/08 21:29 # 답글

    김제동 이 새끼는 말하는 거 하나하나가 역겹더군요
  • moonscape 2011/05/12 00:48 # 답글

    아...말로만 듣던 나는 가수다 저도 가장 최근 것 본방사수 했었는데요. 정말 마지막 단락 비유가 적절하십니다 ㅋㅋ 맛있는것 가득 찬 상 볼때의 기분이요 ㅋㅋ 다른 가수들도 하나같이 멋지지만, 역시 저는 임재범님이!!! 타고난 목소리에 뭔가 진중하면서도 살짝 한스러운 분위기하며..최고였어요ㅠ
  • 트레이시 2011/05/14 19:55 #

    전 본방 사수를 못했답니다...저도 역시 임재범 님의 압도적인 포스에 압도당했습니다. 최고의 기타리스트 타미 김과 최고의 뮤지컬 배우 차지연을 옆에 두고 꾸미는 무대라니....그런 와중에서도 보여주는 끝내주는 존재감이었죠. 뭐, 말 그대로 올킬이 아니었나 싶어요. 결과는 그렇지 않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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